읽기 쉬운 소설책 위주로 독서 연습을 하고 있는 요즘 친구의 추천으로 읽게 된 책이에요. 두껍지 않아 금방 읽을 수 있었는데 생각보다 느낀점이 많아서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!
아버지의 해방일지-정지아

재미: ★★★☆☆
가독성: ★★☆☆☆
소설 내용은 어렵지 않지만 가독성 부분에서 별점 2개를 준 이유는 사투리 (방언)가 나오는데 발음 그대로 적혀 있어 사투리의 악센트를 생각하면서 읽게 되어서 조금 힘들었어요.
줄거리
일제강점기 후반부터 1980년대 까지 폭 넓은 시대 배경이 등장하면서 전직 빨치산이었던 아버지를 중심으로 속칭 빨갱이라 불리던 그와 그의 가족들이 당시 사회와 군사정권속에서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에 대한 이야기에요. 소설 속 시점은 주인공 ‘고아리’의 아버지인 ‘고상욱’의 장례식 중 조문객을 맞으면서 전개 됩니다. 실제 정지아 작가의 아버지인 정진택 씨의 일기에서 발췌한 내용을 토대로 작가의 생각이 덧붙여지면서 쓰인 자전적 소설이에요.
마음에 드는 문장
- 사상이란 저렇듯 느닷없이 타인을 포용하게 만드는 대단한 것일까.
- 누구에게나 사정이 있다. 아버지에게는 아버지의 사정이, 나에게는 나의 사정이, 작은 아버지에게는 작은 아버지의 사정이. 어떤 사정은 자신밖에는 알지 못하고, 또 어떤 사정은 자기 자신조차 알지 못한다.
- 죽음이란 고통으로부터 해방되는 것, 아버지는 보통 사람보다 더 고통스러운 삶을 살았으니 해방의 기쁨 또한 그만큼 크지 않을까,다시는 눈 뜰 수 없는 아버지의 얼굴을 보면서 나는 그런 생각을 했다.
- 죽음은 그러니까, 끝은 아니구나. 나는 생각했다. 삶은 죽음을 통해 누군가의 기억 속에 부활하는 거라고. 그러니까 화해나 용서 또한 가능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.
감상평과 개인적인 후기
가장 먼저 든 생각은 나와 사상이 다르다 한들 그 사람을 한 개인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어요. 개인은 어딘가에 속해있는 집단이 존재하기 마련이죠. 하지만 그 집단의 성격이 어떻든 그 사람 자체를 받아들이는 게 중요한 포인트라는 생각이 들었어요. 고상욱씨가 조선일보를 보는 자신의 친구 박선생에게 ‘반동 신문을 뭐 한다고 읽냐’ 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는데 친구를 조선 일보나 읽는 반동 분자로 취급 했지만 딸인 아리의 ‘생각이 다르면 안 보면 되지’ (싫으면 박선생과 놀지 말라는 뜻) 라는 말에는 ‘그래도 사람은 걔가 제일 나아’라고 말하는 고상욱씨 처럼요.
그리고 보통 나와 가장 가깝고 나를 제일 잘 아는건 대체로 가족이라고 생각해요. 하지만 오히려 너무 가까운 사이이기 때문에 더 알려고 하지 않고 모르는 부분에 대해 궁금해 하지 않는 것 같아요. 그들과 평생을 살아왔더라도 의외의 구석을 발견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. 그저 진지하고 재미없는 아버지라고 생각했지만 타인에겐 속 없이 자신의 모든 걸 내어준 아버지라는 걸 깨달은 주인공 아리처럼요!
생전 다양한 인연들 틈에서 이미 망자가 된 나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어요. 또 죽음은 소멸이 아니라 남은 이들에게 새로운 기억으로 남을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어요. 아무래도 죽음을 소재로 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조금 울적하고 여운이 남는 부분이 있지만 읽기 쉬운 소설책을 찾으신다면 추천 드려요!